2012년 9월 9일 일요일

가을은 이렇게 오나 봅니다.


 길가에 차례없이 어우러진
풀잎들 위에 새벽녘에 몰래 내린 이슬 따라
가을이 묻어 오나 봅니다.



선풍기를 돌려도 겨우 잠들 수 있었던 짧은
 여름밤의 못다한 이야기가 저리도 많은데
아침이면 창문을 닫아야 하는 선선한 바람 따라
가을이 묻어 오나 봅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숨이 막히던
더위와 세상의 끝날 이라도 될 것 같던
그리도 쉼 없이 퍼붓던 소나기에
다시는 가을 같은 것은 없을 줄 알았는데
밤인 줄도 모르고 처량하게 울어대는 가로수의
매미소리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상큼하게 높아진 하늘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이왕 묻어온 가을이라면 촛불 밝히고
밤새 읽을 한권의 책과 눈빛으로 마주해도 마음 읽어 낼.
열무김치에 된장찌개 넣어 비벼먹어도 행복한
그리운 사람이 함께 할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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